"1980년 광주, 진실을 향한 질주"-영화 [택시운전사] 리뷰

 

2017년에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5·18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송강호가 연기한 평범한 택시기사 '김만섭'과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역사극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진실을 마주하고 변화해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내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잔잔한 일상 속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점점 숨 막히는 긴장감 속으로 빠져들며, 5·18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목격하는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역사적 진실을 체험하게 합니다. 탄탄한 연출과 배우들의 명연기가 어우러진 이 작품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을 기억하게 하며, 다시금 이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듭니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단순한 돈벌이였을까?

김만섭(송강호)은 서울에서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는 평범한 택시운전사입니다. 아내를 잃고 어린 딸과 단둘이 사는 그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외국 기자가 광주로 가는 택시를 급히 구한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고, 10만 원이라는 큰 돈에 혹해 그를 태우기로 결정합니다.

그가 태운 사람은 독일에서 온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그는 한국에서 무언가를 촬영하러 왔지만, 김만섭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손님을 태웠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광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했습니다. 검문소가 곳곳에 있었고, 경찰과 군인들은 외국인과의 접촉을 경계하며 통행을 막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만섭은 이 모든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어떻게든 손님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려 합니다.

김만섭에게 광주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었습니다. 어딘가 음산하고,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죠. 그는 그저 돈을 벌어 빨리 서울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생각은 점차 변해갑니다.

그저 한 건의 장거리 운전이었을 뿐인데, 김만섭은 점점 더 깊숙이 역사적 사건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봉쇄된 도시, 숨겨진 진실을 마주하다

광주에 도착한 김만섭과 힌츠페터는 예상과는 다른 분위기에 당황합니다. 평화롭던 도시는 군인들의 무력 진압으로 인해 혼란에 빠져 있었고,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었습니다. 도로 곳곳에는 바리케이드가 세워졌고, 사람들은 서로를 도우며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었습니다.

힌츠페터는 기자로서 이 상황을 기록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섰고, 김만섭은 그의 뒤를 따릅니다. 처음에는 마냥 낯설기만 했던 그 장면들이, 점차 김만섭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 시작합니다.

그는 무고한 시민들이 군인들에게 폭력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피투성이가 된 대학생들, 울부짖는 어머니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알리려다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사람들. 그가 서울에서 알고 있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는 "광주에서 폭동이 일어났다"는 뉴스만 들려왔지만, 그가 직접 본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정부가 감추려 했던 진실, 언론이 외면했던 역사의 한 조각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만섭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이걸 보고도 모른 척해야 하나?"
"나는 서울로 돌아가야 하지만, 저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 하지?"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진실은 지워지지 않는다, 역사는 증언한다

광주에서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김만섭은 점점 변해갑니다.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광주의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힌츠페터가 촬영한 필름을 무사히 서울로 가져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도와주기로 결심합니다. 광주 시민들은 그를 돕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며 필름을 숨기고, 함께 도망칠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정부의 감시는 더욱 심해지고, 김만섭과 힌츠페터는 점점 더 큰 위험에 빠집니다. 그들은 마침내 서울로 가는 길을 찾지만, 광주에서 보고 겪은 모든 일들은 김만섭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서울로 돌아온 그는 다시 평범한 택시운전사로 돌아갔을까요? 아니면 광주에서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게 되었을까요? 영화는 끝났지만, 관객들은 마지막 장면에서 묵직한 감정을 안고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과거를 이야기합니다.

결론: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야기

영화 [택시운전사]는 단순히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한 평범한 시민이 진실을 마주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송강호의 연기는 현실감을 더하며, 토마스 크레취만이 연기한 힌츠페터의 존재는 이 영화가 단순한 픽션이 아니라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다시금 상기시킵니다.

이 영화를 본다면, 단순히 광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다시 한번 [택시운전사]를 보고, 그날의 광주를 기억해보는 건 어떨까요?